프랑스-안병현

안녕하세요 파리 디드호 대학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중인 안병현이라고 합니다. 단순하고 피상적인 정보전달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내용을 위주로 사소한 일에서 프랑스 전체 사회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칼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Title 다섯번 째 칼럼 <Les Fontaines Wallace>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4-24 14:24 Read 415

본문

 

 

160c7766f2d44a0a901071d843e2d541_1524547

 

중앙 광장에 위치한 배 조형물

 

 

 

처음 디드로 대학을 왔을 때, 내가 1년 간 다닐 학교는 과연 어떤 곳일까 두근거리며 처음 딱 왔을 때 눈에 딱 보이는 조형물은 아주아주 큰 배들로 이루어진 조형물입니다. 메인 광장에 위치한 이 조형물은 밥을 먹기 위해 줄을 기다리면서 보기도 하고 도서관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있어 왔다갔다하며 보기도 합니다. 짤막하게 이 조형물에 대해 얘기하자면, 학교 바로 옆 트램 3호선이 건설될 당시에 같이 건설이 되어서(트램 건설과 특별한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긴지 5년 밖에 되지 않은 파릇파릇한 조형물입니다. 하지만 오늘 다룰 주제는 이 조형물이 아닌 바로 이 분수대 조각상입니다.

 

160c7766f2d44a0a901071d843e2d541_1524547

분수대 조각상

 

이 분수대 역시 정말 많이 보게 되지만, 한 번도 물을 떠본 적은 없었습니다.(뭔가 찝찝!) 그냥 있나보다 하고 항상 지나치기 마련이었고 처음 언급했던 배 조각상과는 다르게 큰 임팩트가 없어서 관심이 가지 않았던 조각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 파리 곳곳에는 이러한 조각상 형태의 분수대가 정말 많이, 그리고 흔하게 위치해있습니다. 따라서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까 해서 탐구해봤습니다.

 

 

 

160c7766f2d44a0a901071d843e2d541_1524547

오랜 역사를 가진 Les fontaines Wallace

 

이 분수대의 정식 명칭은 Les fontaines Wallace로 직역하자면 ”Wallace씨 분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리하면 가장 큰 상징물이 에펠탑이지만, 그 다음 잘 알려지지 않은 파리의 상징물은 바로 이 Wallace씨 분수대입니다. 누가 봐도 Wallace씨가 이 분수대를 만든 사람처럼 생각이 되는데 여기에는 짧은 사연이 있습니다. 때는 1870년대 프러시아에 의해 프랑스가 점령되었던 시기, 전쟁으로 인해 도시는 많이 망가졌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식수였는데, 더 이상 무료로 물을 구할 수 없게 되었고 물값이나 와인값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격이 올라갔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빈민층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물대신 와인을 사 마시게 되어 길거리에 취한 사람들이 증가했고 위생적인 문제도 많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 속에 영국 자선사업가인 Richard Wallace는 당시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상태에서 18708, 파리 시민들을 돕기로 결정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분수대 건설 이외에도 전쟁으로 다친 사람들을 위한 병원을 짓는 등 다양한 자선사업을 프랑스에서 펼쳤습니다. 물과 위생 문제가 해결된 지금의 파리에서 이 분수대는 아직도 운영이 되고 있으며 모두의 갈증을 해결시켜주는 분수대로서 특히 노숙자들의 식수원으로 자리매김 되었습니다.
 

 

 

 

 

160c7766f2d44a0a901071d843e2d541_1524547

 

저희 집 바로 앞에 위치한 분수대

 

 

처음 분수대를 만들 당시 고려되었던 점은 멀리서도 보이면서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는 크기, 미적으로나 실용적으로 적합한 형태, 파리 지역에 많은 설치가 가능한 재료 가격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4명의 여신상이 받치고 있는 분수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건설할 위치는 파리시와 같이 협의가 되었고 색깔 역시 주변 경관과 나무들이 조화가 될 수 있는 진한 초록색으로 합의가 되었습니다. 각자의 여신상이 무릎을 내민 모양이 다르다던지 모두 다른 형태로 분수대를 받치고 있는데 절제, 자비, 검소, 호의로 각자가 의미하는 바도 모두 다릅니다.

 

프랑스에서는 수돗물을 마시는 것이 상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한국에서는 수돗물을 마셨던 적이 초등학교 때 체육 끝나고 운동장 귀퉁이에 있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받아 마신 이후 없었지만 프랑스에서는 이제는 자연스럽게 물을 다른 정수도구 이용 없이 마시고 있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물기를 닦지 않으면 석회 물질이 그릇에 남아 있기도 하지만, 마셔서 몸에 잘 맞지 않거나 큰 문제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수돗물을 식수로써 사용하는 프랑스에서 이러한 분수대는 어느 누구에게나 갈증을 풀어주는 좋은 장소로 잘 관리가 되는 중입니다 에펠탑 말고 길 곳곳에 숨겨져 있는 파리의 또다른 상징인 이 분수대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