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중남미

Title [기사] [값싼 식탁, 비싼 대가] 브라질의 열악한 ‘동물복지’…인증닭 0.34%, 농장 69곳 불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9-13 11:58 Read 2,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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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전국 닭 농장 중에 ‘농장동물인도복지기구(HFAC·Humane Farm Animal Care)’에서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받은 육계농장은 69곳이다. 이 69개 농장에서 기르는 닭은 매년 2000만 마리다. 브라질 지리통계원(IBGE)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에서는 58억6031만 마리 닭이 도축됐다. 결국 동물복지농장에서 자라는 브라질 닭의 비중은 0.34%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HFAC는 국제 비영리단체로 2003년 미국에서 설립됐다. 이후 일정한 동물복지 기준을 통과한 육류 유제품 달걀 등에 ‘인도복지 인증(Certified Humane)'이란 마크를 부여해왔다. 최초 인증을 받은 후에는 해당 농장에 매년 검사를 나간다. 동물복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단체가 브라질에 들어온 건 2009년이다. 이때 처음으로 브라질 축산기업인 코린 아그로페쿠아리아(Korin Agropecuaria)사의 일부 농장에 동물복지 인증을 부여했다. 최근에는 지난 4월 BRF가 마투그로수(Mato Grosso)주에서 운영하는 농장을 검사한 후 인증을 줬다. 현재 인증을 받은 69개 농장 중 코린 아그로페쿠아리아사 농장이 31곳, BRF사의 농장이 30곳이다. 나머지 8곳은 각각 개인이나 소규모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8년이나 흘렀는데도 아직 69개 농장밖에 인증을 받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HFAC 남미 지부의 루이스 마종 대표는 지난 1일 “농장이나 회사에서 먼저 신청을 하면 우리가 검사를 하고 인증을 부여하는 시스템인데, 아직 홍보가 덜 된 것 같다”며 “기업들에게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게 만만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규제도 미비하긴 마찬가지다. 브라질-미국환경법연구소(BAILE)의 데이빗 카수토 교수팀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은 대부분 동물보호규제를 농장동물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또 농장동물 보호규제 중에서도 운송과 수출에 대한 부분에서는 가금류를 배제하고 있다.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강제성이 없을뿐더러 동물복지보다는 해당 식품을 섭취하는 인간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카수토 교수는 “브라질은 동물의 고통에 대해 제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며 “농장동물 복지를 담당하는 독자적인 기구를 만들어 이런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jaylee@kmib.co.kr 이재연 기자

2017-09-13 (05:00) 국민일보 [값싼 식탁, 비싼 대가] 브라질의 열악한 ‘동물복지’…인증닭 0.34%, 농장 69곳 불과 원문기사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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