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레브

Title [기사] 난민들의 유럽행 길목… 모로코는 “식민지 잔재” 스페인은 “원래 우리 땅”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10-12 12:00 Read 1,913

본문

아프리카 대륙에 유럽 땅이 있다. 스페인의 가장 남쪽 지브롤터 해협 바로 건너편, 세우타와 멜리야는 아프리카 모로코의 북동부 해안에 위치한 스페인 영토다. 서울시 중랑구 정도의 면적에 인구 8만2,000여명이 사는 도시 세우타는 멜리야보다 유럽 대륙에 훨씬 가깝다.

 

항구도시 세우타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유럽 열강들이 쟁탈 경쟁을 벌인 곳인데, 1415년 포르투갈 아비스 왕조에 의해 점령됐다. 하지만 1580년 스페인이 한때 포르투갈을 지배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스페인령으로 바뀌었다. 이후 1688년 리스본 조약에 따라 정식으로 스페인의 영토가 되었다. 스페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보호령이었던 북아프리카의 영토 대부분을 되돌려주었으나 세우타, 멜리야에 대한 소유권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의 MNN(마더네이처 네트워크ㆍ뉴스 및 생활 정보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스페인에 두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넘겨줄 것을 거듭 요구해 왔다. 이것이 과거 식민지 시대의 잔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07년 스페인 왕 후안 카를로스가 세우타와 멜리야를 방문했을 때 모로코인들은 분노했다. 당시 모로코의 압바스 엘 파시 총리는 “우리는 두 도시가 모로코 영토에 필수적이며, 이 땅으로의 귀환이 우리의 이웃 스페인과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 추구될 것임을 모두에게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시종일관 침묵하고 있다. 15세기 모로코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기 이전부터 세우타를 통치해 왔다는 게 스페인의 주장이다. 유엔도 이 논쟁에서 스페인의 손을 들어줬다. 어떠한 도시도 세우타를 스페인의 식민지라 생각하지 않으며, 비자치정부 리스트에서도 제외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자치권 문제에 대한 반대가 유럽 쪽에서만 있는 건 아니다. 세우타는 유럽인들에게 인기 있는 면세 쇼핑지로 떠오르면서 경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페인 영토지만 아프리카 대륙에 자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스페인 본토에서는 21%인 부가가치세율이 이곳에서는 10% 미만으로 훨씬 낮다. 그래서 보석, 주류, 담배, 전자제품 등을 사가려는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때문에 일부 모로코인과 시민들은 세우타가 스페인 영토로 남기를 바란다.

 

한편, 세우타는 자치권문제뿐 아니라 난민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아프리카 난민들이 밀입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이기 때문이다. 난민들은 국경의 6m가량 담장 철조망을 절단하거나 기어올라 빠져나간다. 지난 7월에만 난민 600여명이 이 같은 방법으로 유럽으로 진입했다. 뿐만 아니라 차량 등에 숨어서도 밀입국을 시도하는데, 작년 초에는 여행용 가방에 몸을 숨겨 세우타로 들어가려던 남성이 스페인 국경 수비대에 적발되기도 했다.

 

 

 


안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2018/10/12 12:00 한국일보 "난민들의 유럽행 길목… 모로코는 “식민지 잔재” 스페인은 “원래 우리 땅”​" 원문스크랩


해당기사의 저작권 및 모든 권한은 전적으로 글로벌 한국일보에 있음을 밝힙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마그레브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66건 1 페이지
마그레브 목록
No Title Author Date Read
[자료] KOTRA 국가정보 - 튀니지 첨부파일 로컬리티센터 09-06 1576
[자료] KOTRA 국가정보 - 모로코 첨부파일 로컬리티센터 09-06 1689
[자료] KOTRA 국가정보 - 알제리 첨부파일 로컬리티센터 09-06 1505
263 [기사] 현대차·알제리 글로벌 그룹,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계약 로컬리티센터 12-18 3408
262 [기사] 튀니지 공공근로자 67만명 파업…"임금 올려달라" 로컬리티센터 12-12 1602
261 [기사] 한국수자원공사, 알제리 공무원 대상 물 관리 교육 로컬리티센터 11-13 1723
260 [기사] 산림청, ‘한‧모로코 산림협력’ 양해각서 체결 로컬리티센터 10-31 1817
열람중 [기사] 난민들의 유럽행 길목… 모로코는 “식민지 잔재” 스페인은 “원래 우리 땅” 로컬리티센터 10-12 1914
258 [기사] 알제리, 자동차부품 수요 증가로 韓 기업 협력 수요도 ↑ 로컬리티센터 09-21 2034
257 [기사] 모로코, 여성 폭력방지법 도입 로컬리티센터 09-18 1615
256 [기사] `벼랑 끝` 지지율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일자리 널렸다" 망언 로컬리티센터 09-18 1626
255 [기사] 현대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25억 달러 알제리공사 수주에 도전 로컬리티센터 06-20 2067
254 [기사] 국제유가 계속 떨어져, 주요 산유국 원유 생산량 늘릴 가능성 로컬리티센터 06-07 1790
253 [기사] 리비아, 마크롱 중재로 대선·총선 12월 실시 합의 로컬리티센터 05-30 1703
252 [기사] 李총리-모로코 총리 회담…韓기업 건설·인프라 진출 논의 로컬리티센터 05-23 1786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